미스터 트롯의 인기, 미스 트롯을 잇다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2.28 01:48 | 최종 수정 2020.03.11 17:38 의견 0

최근 몇 년간, TV프로그램에서 서바이벌 선발 형식의 프로그램을 빼놓고는 어떤 종편, 케이블 방송도 흘러가지 않을 정도로 소위 ‘연예인 선발 프로그램’ 이 유행을 했었다. 하지만 쇼미더 머니, 슈퍼스타-K, K-POP 스타, 프로듀스 101 시리즈 등, 수많은 대중음악 장르의 예비 아티스트를 발굴해내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어도 절대 그런 포맷으로 만들어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있었다.

바로 ‘트로트’ 장르였다. 그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트로트의 편견을 깬 프로그램이 바로 작년, 시작되었다. <미스트롯> 송가인이라는 실력 좋은 젊은 트로트 여가수를 배출해낸 그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트로트라는 장르가 더 이상 남진, 주현미, 태진아로 이어지는 옛 시대에 머무를만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후 홍진영, 장윤정 같은 일부 톱급의 여가수가 등장하기는 했으나 그들 몇몇의 인기에만 치중했던 트로트 장르는 미스트롯의 송가인, 홍자라는 스타를 낳으며 올해까지 그 기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열풍으로 지나가버리는 것 같은 미스트롯의 인기를 이어받듯 올해 시작한 <미스터트롯>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트롯 열풍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난 주, 8회까지 방송한 미스터트롯 방송은 전국 시청율 30.4%라는 지상파, 종편, 케이블 종합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였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음주 방송에서는 김호중, 영탁, 장민호, 임영웅, 이찬원, 정동원 등 미스트롯을 잇는 최고의 남자 트로트가수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사실, 그 누구도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듯, 미스터트롯 역시 흔한 후속 예능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 예측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예측을 넘어서 보여주고 있는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소외받던 트로트라는 장르를 주류 대중문화로 이끌어내는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다지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트로트 가수 선발 프로그램, 왜 지금까지는 시도되지 못했던 것일까? 그 이유인 즉슨 여러 가지로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왜 우리가 서바이벌 선발 형식의 프로그램에 이토록 열광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대중음악의 숨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내자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계가가 첫째로 케이팝의 흥기와 기존의 정형화된, 대형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음악이 아닌 좀 더 신선하게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아이템이 필요해졌다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이미 검증받은 인기를 가진 프로그램의 포맷을 차용해, 조금은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국내 예능 프로그램 구성에 새로움을 주겠다는 방송국의 의도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그 많은 프로그램이 재즈, 힙합, 대중가요, 아이돌, 밴드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장르를 섭렵할 동안, 트로트만이 시도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겠다.

사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유를 고민해봄과 동시에 어느 정도 해답을 예상할 수 있다. 바로 트로트가 더 이상 주요 대중문화 소비자층이자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10~30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 수 없고,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없는 장르로 굳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촌스럽고, 아버지어미니들이 전국 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따라 불렀을법한 음악들,  하지만 그런 편견과 선입견,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까지 넘어선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요즘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대중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어주며, 삶의 애환과 낭만을 되찾아줄 새로운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의 지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