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펭 TV, 붕어빵 장수 펭수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2.11 03:19 | 최종 수정 2020.02.22 02:45 의견 0

이른바 ‘초통령’ 이라는 단어를 내가 처음 들었던 것은 ‘뽀로로’라고 불리는 이른바 ‘고글 쓴 펭귄 같은 아이’ 였다.

왜 펭귄 같은 데 색깔이 파란색이며 핑크색 여자 친구가 있다 하고, 고글을 쓰고 있는가? 라는 너무 동심 없는 질문을 던지던 몇 년 전의 나. 그런데 최근 그 뽀로로의 아성을 무너트릴만한 존재가 나타났다는 말에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던  중, 또 다시 펭귄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른바 ‘펭수’ 

‘왜 대체 초등학생들은 이렇게까지 펭귄에 열광하는가?’ 라는 논문이라도 찾아봐야 하나. 싶은 생각에 당황하기도 잠시, 같은 펭귄과 동물이지만 엄연히 자신들은 다르다고 말하는 펭수와 뽀로로에 대해 차이점이 무엇인지 따져볼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로 두 펭귄의 차이점은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바로 뽀로로가 초등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펭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었다. 

210m. 연말 시상식장에도 꼬박꼬박 등장해서 사람들을 열광시키던 펭귄. 사실 펭수는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가진 펭수가 유튜브를 행동 거점으로 삼고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거나, 체험활동을 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느 브랜드나 회사에서 만들었거나, 유명 유튜버 중 한 명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사실 EBS에서 기획적으로 만든 캐릭터라는 것도 꽤나 놀라운 사실이었다. 

 


물론, EBS에서 만든 캐릭터가 펭수가 처음이자 유일했던 것이 아니었겠지. 만들었을 당시에는 원래 타깃이었던 초등학생들이 아니라 성인들에게 지금처럼 인기를 끌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뽀로로가 초등학생들에게 통했듯, 많은 20~30대들이 펭수에 열광하고, 펭수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 보고 있다. 모두의 관심사는 ‘펭수가 다음에는 어딜 가고, 누굴 만나며 나를 놀래켜 줄까?’ 라는 것. 

그렇게 남들보다 조금 늦게 내가 만난 펭수, 처음 본 펭수 영상은 붕어빵 장수가 된 펭수였다.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후 유튜브 사로부터 골드 버튼을 받고 진짜 금이 아니라고 실망하기도 잠시, 펭수는 붕어빵 장사로 변신해 골드버튼을 받은 감사 이벤트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펭귄인 펭수가 어떻게 붕어빵을 굽지?’ 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EBS 대표 인기 프로그램인 <최고의 요리비결> 에 나가 붕어빵 굽는 방법을 쉐프들에게 배우고, 그렇게 만든 붕어빵을 EBS 본관 앞에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감사 인사를 펭수가 전달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구독자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붕어빵을 굽는 이야기만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발 앞서 역시 ‘펭수 시리즈’의 특징 답게 다른 프로그램과의 코라보레이션도 영상에는 담겨 있었다. 바로 유재석의 타 방송국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와 함께 만드는 유재석씨에게 붕어빵 전달하기, 하루종일 EBS 본사 앞에서 붕어빵을 굽던 펭수가 밤 늦게서야 유재석씨와 만나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었다.

펭수와 다른 이벤트로 코라보레이션하기로 했는데 왜 펭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인지, 펭수가 약속을 어긴 덕분에 또 다른 EBS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유산슬 라면을 끓이게 된 이야기까지 말하는 유재석씨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으로 찾아본 펭수, 펭수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유튜브 채널인 이 채널, 그리고 이 채널 안에 담긴 펭수와 다른 스타 채널과의 코라보레이션까지. 그야말로 유튜브와 TV를 모두 이어서 보게 만드는 꽤나 재미있는 시리즈였던 것 같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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