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의 한 폐리조트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남성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흉가 체험’ 콘텐츠를 촬영하던 한 유튜버라는 점이다.

지난 13일 새벽 2시, 인기 유튜버 ‘도사우치’는 흉가 체험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산청군의 폐리조트를 찾았다. 2023년 대형 화재와 산사태로 폐허가 된 이곳에서 그는 뜻밖의 광경을 마주했다. 리조트 3층 객실에서 3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무심코 던진 질문, 경찰의 무책임한 초동 대응 논란

사건의 본질이 유튜버의 시신 발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고 과정에서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유튜버가 112 상황실에 급히 신고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정말로 사람이 죽은 게 맞냐”며 현장 사진을 요구했다. 결국 유튜버는 다시 시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사진을 찍어 전송해야만 했다. 또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후에도 객실까지 직접 안내해야 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심야 시간에 장난전화가 많아 확인 차원에서 사진을 요구했다”고 해명했지만, 목숨이 달린 위급 상황에서 안이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방치된 폐허, 그리고 한 남자의 흔적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남성은 지난 7월부터 연락이 두절된 경기도 거주 30대 A씨로 밝혀졌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었으며, 현재까지 범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남성의 안타까운 죽음에서 끝나지 않는다. 흉가 체험이라는 콘텐츠를 위해 폐건물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유튜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허술한 대응까지. 폐허가 된 리조트는 비극적인 사건의 배경이 되었고,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