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책 [찰리와 초콜릿 공장] 서평

안지수 기자 승인 2023.11.27 05:10 | 최종 수정 2023.11.30 17:10 의견 0


세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초콜릿 공장의 운영자 윌리 윙카. 한때 산업스파이에 시달려 문을 닫았던 그의 공장은 언젠가부터 다시 운영을 재개했는데, 그 공장에는 누구도 들어가 본 적 없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초콜릿을 만드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저 매일 밤 완성된 초콜릿만 공장 바깥으로 출하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 윙카는 5명의 어린이를 공장으로 초대하겠다고 발표한다. 선정 방식은 그의 초콜릿에서 황금티켓을 발견하는 것. 그 행운의 주인공은 식탐을 주체 못하는 소년과 돈 많은 부잣집 소녀, 승부욕에 불타는 소녀, 텔레비전에 미친 소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티켓의 주인공은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소년 찰리였다. 우연히 가게에서 초콜릿이 든 티켓을 사게 된 찰리는 티켓을 팔라고 달려드는 어른들로 인해 얼음처럼 굳는다. 그때 상점 주인이 찰리의 어깨를 붙잡고 이렇게 말한다.

“아무에게도 이 초대장을 주면 안 된다! 잃어버릴라, 어서 집으로 가거라! 집에 도착할 때까지 잠시도 쉬지 말고 뛰어라, 알겠니?”

아이의 행운을 진심으로 축하해준 상점 주인은 찰리의 미래를 응원하고 찰리는 상기 된 얼굴로 집으로 달려간다. 뜻밖의 행운에 기뻐하던 가족들은 오래 전 윌리 윙카 공장의 직원이었던 할아버지 조를 찰리의 보호자로 동행시키기로 한다.

다섯 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보호자는 윙카의 공장 견학을 시작한다. 그러나 식탐이 강했던 아우구스트 글룹은 경고를 무시했다가 초콜릿 강에 빠진다. 승부욕 강한 바이올렛 뷰리가드는 껌 우승자로서 미완성 껌에 손을 대더니 온몸이 블루베리처럼 부풀어 올랐다. 부자집 딸 버루카 솔트는 훈련된 다람쥐를 갖고 싶다고 떼쓰다가 쓰레기통에 빠지고 말았다. 티비 게임만 하던 마이크 티비는 함부로 TV 텔레포테이션에 탔다가 몸이 작아져버렸다.

윌리 윙카는 찰리 혼자 남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후계자 자리를 제안한다. 하지만 찰리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 수는 없다며 거절하고 윌리 윙카는 그럼 가족과 함께 살면 되지 않냐고 말하며 찰리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렇게 가족들이 모두 함께 공장으로 향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아이들이 열광하는 초콜릿을 소재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나 또한 어린시절, 이 소설을 접하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특히 아이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다 사고를 당했을 땐 내가 당한 것 마냥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저 아이가 초코 퍼지가 되면 어떡하지? 그건 정말 끔찍할 거야!’ 스스로 자초한 일이긴 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이 무사할까? 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물론 지금은 아이들을 그렇게 키운 부모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더 느낀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이 소설은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긴 하지만 동심으로 가득 찬 이야기는 아니다. 다섯 명중 네 명의 아이는 초콜릿 공장을 보고 이성을 잃은 나머지 지나친 욕심을 부려 윙카가 주의하라고 당부한 말을 어기고, 결국 그들은 공장에 들어갈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 때마다 움파 룸파는 노래를 부르는데 이 노래엔 무례한 부모와 아이를 향한 신랄한 풍자가 담겨있다.

이들과 반대로 찰리의 가족들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살았지만, 작은 것에 기뻐하며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랐던 찰리가 똑같은 성품을 갖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정작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뉴스를 보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저지르는 아이들이 있다. 아마 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덴 부모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자식을 사랑한다. 그러나 필요한 순간에는 강한 훈육과 단호한 말로 아이들을 교육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훗날 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어릴 때 어머니께 정말 많이 혼나며 자랐다. 한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낮에 잔뜩 혼나 엉덩이를 맞고 밤에 누워있는데 엄마가 몰래 들어와 약을 발라주셨다. 엉엉 우시며 약을 바르시는 어머니를 보며 나는 의아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때렸던 거지?’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단호한 훈육은 엄마의 사랑이었다. 자식이 나쁜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애초부터 나쁜 싹은 잘라버리는 부모의 단호한 행동은 지금의 나를 올바른 도덕관을 가진 어른으로 자라게 했다.

아이는 언젠가 독립을 하고 떠난다. 아이가 세상에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러니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당신의 아이가 올바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도와주길 바란다.

[헤모라이프 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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