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장벽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영화 [엘리멘탈] 감상평
안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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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7 05:06 | 최종 수정 2023.11.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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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버의 아버지 버니는 엘리멘트 시티로 이민 온 불 원소 이민자로 엘리멘트 시티에 살고 있던 물, 공기, 땅 속성의 사람들은 엠버 가족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배척에도 불구하고 엠버의 가족들은 파이어 타운을 일궈내는 데에 성공한다.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는 것을 사명이라 여기며 살던 엠버는 한 번씩 터지는 화로 인해 아직 가게를 물려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엠버의 실수로 인해 가게가 침수되고 터진 파이프 틈새로 시청 공무원인 물 원소 웨이드가 흘러들어오게 된다.
이곳의 안전이 취약하다 판단한 웨이드는 시청에 보고를 하고 엠버는 아버지의 꿈이자 자신의 미래인 가게의 폐업을 막아내기 위해 웨이드를 뒤쫓는다. 결국 사정한 끝에 문제를 시정하면 폐업을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그녀는 기뻐한다.
아버지가 어렵게 키워낸 상점을 지키고 싶다는 엠버의 진심을 알게 된 웨이드는 그녀와 함께 해결 방안을 찾게 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영화 속 엠버는 불 원소로,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 미국인 같은 ‘이민자’들을 상징한다. 또한 남자주인공 웨이드는 물 원소로, 미국 백인 부유층 남성을 대변한다.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주춤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손을 잡으며 사랑을 쟁취한다.
생각해보면 물과 불처럼 극단적으로 다르진 않지만 우린 모두 다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다르기에 좋은 점도 많다. 상대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나와 다른 면모를 보며 많은 걸 배울 수도 있다.
그러니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기보단 그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자세를 갖게 된다면 우린 어느 곳에 가도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영화를 보며 인상 깊던 장면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아버지인 버니와 엠버의 대화였다.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가게를 물려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딸 엠버를 보며 아버지 버니는 이런 말을 한다.
“이 가게는 내 꿈이었던 적 없어. 내 꿈은 가게가 아니라 항상 너였단다.”
정말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누구나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어 아등바등 거리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그래서 최선을 다하지만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
이러한 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버니를 보며 나는 큰 위로를 받았다. 특히 엠버가 꿈을 찾아 떠나기 전 큰절을 올리는데, 버니는 똑같이 큰절을 하며 자식의 앞날을 축복해 준다. 이 장면을 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만큼 큰 사랑이 없다는 걸 또 다시 느낀 날이었다.
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인 피터 손은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이민자 가정으로 미국 생활을 했다. 그래서일까, 엘리멘탈을 보면 한국의 정서가 유독 잘 느껴진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흥행 성적이 눈에 띄게 좋은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피터 손 감독이 영화에 어떤 한국적인 요소를 녹였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문명특급을 보면 알 수 있다.
눈과 귀 모두가 즐거운 영화 <엘리멘탈> 꼭 한번 보길 추천한다!
[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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