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주 기자
승인
2021.10.14 04:27
의견
0
‘아니...이건 또 무슨 해석인가....?’
요즘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오징어게임> 사실 넷플렉스에서 공개되고 꽤 초반에 보았고, 그 이후에 여러 유튜브에 관련 영상들이 올라와서 궁금증에 몇 가지 영상을 보았었다. 그리고 그 후로, 이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 유튜브 추천 영상 리스트에 각종 오징어 게임에 관련된 영상을 올려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목록을 보던 중 발견한 제목 ‘오징어 게임은 사실 기하학 게임입니다.’
전형적인 문과생이자, 기하학이 얼마나 어렵고, 극히 일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수학 목차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말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셜록현준’ 이라는 채널 제목 너머로 보이는 익숙한 얼굴을 따라 ‘한 번 봐볼까? 무슨 말씀인지?’ 라는 호기심으로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사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후, 주변 지인들이 속속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지는 오래 되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전공 분야, 관심 분야, 시야와 시각에 따라 색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요즘 새삼 놀라고 있던 참이었다. 누군가는 철학적으로 주인공의 심리 분석과 상황에 대해 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이전에 나왔던 <헝거 게임> 이나 <배틀 로얄> 같은 서바이벌 게임이 또 다시 주류가 되는 사회적 현상으로 보기도 했다. 또 누군가는 그저 게임의 잔혹성에 흥미를 가지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채널의 주인공, 이 건축가 교수님은 어떨까?
-너무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존재가 사람을 쏴 죽이는 데에서 비롯되는 극단적인 공포심
-유일하게 하늘을 바라 볼 여유가 있었던 오일남 할아버지의 존재의 의미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고, 지붕을 덮음으로서 하늘을 차단하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인류의 건축물의 역사, 지붕의 크기가 곧 그 권력가의 권력의 크기를 의미한다는 이론
대략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핵심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 안에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공간, 건축물에 집중하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게 꽤 흥미롭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해석이었다. 사실 오징어 게임을 참가하는 사람들이 어떤 특징,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에 집중했을 뿐, 그들이 게임을 치르는 게임장, 공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인공이 오일남 할아버지와 편의점 앞에서 라면땅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장면에서, 비가 오게 함으로서 주인공들의 대화와 인물 자체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는 해석도 실제 감독님이 의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설득력 있는 분석이었던 것 같다.
‘오징어 게임 속 ’선‘의 존재’
‘그렇다면 선은 누가 긋는가?’
자연 상태에서 우리는 선이라는 존재가 없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속에서 첫 번째 게임에서 넘어야만 살 수 있었던 선도, 달고나 게임에서도 반드시 선에 따라 잘라야 하는 달고나 과자에서도 ‘선’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 속 ‘선’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구조물과 창조물에서도 ‘선’ 이라는 것이 결국 영역을 구분함으로서 무언가를 나누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나 하나가 볼수록 교수님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해석이었다. 물론 하나의 작품에도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고 그 나름대로 작품을 즐기는 방식이기에 모두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아마 당분간 계속 내 타임라인에 오징어 게임 관련 영상이 올라올 것 같은데, 또 어떤 새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아야겠다.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