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2달, 느낌을 설명하자면 달력을 한 장씩 넘기고, 새로운 달이 다가올 때마다 다른 느낌으 준다. 예를 들면 가을만 봐도 그러하다. 9월은 가을이 막 시작되며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아 이제 안 덥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반갑다. 그리고 10월은? 10월 마지막 주에 할로윈 데이 괴물 분장을 하고 지하철에 타 나를 깜짝 놀래킬 누군가가 기대되기 시작한다.
따지고 보면 10월이나 11월이나 별 다를 거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늦가을의 달이지만 11월이 조용히 12월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면 10월은 온전히 혼자 가을임을 뽐내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특히 나를 포함해 야구팬들에게 10월은 또 한 번의 이별을 준비하는 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3월에 시작해 거의 매일을 이어지던 정규 시즌 경기가 끝나고 포스트시즌이라고 불리는 ‘가을 야구’ 가 시작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주,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매일 이어지는 포스트시즌 가을야구 설명으로 스포츠 뉴스 담당자들이 꽤 바쁜 한 주였다.
한국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는 준 플레이오프가 행해졌다. 3위 결정전, 누가 플레이포 시즌으로 올라가 한국시리즈까지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되느냐 하는 경기였다.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승수를 채워 준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은 LG와 키움은 일주일 내내 그야말로 접전인 경기를 이어갔다.
준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 하지만 처음 두 경기는 키움의 승이었다.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는 키움. 하지만 연속 두 경기를 모두 끝내기 홈런으로 마무리하며 ‘올해는 달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세를 보여주었다. 2경기가 끝난 후, 다들 ‘키움이 올해는 승리하겠구나.‘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3차전에서 LG가 뜻밖의 승을 차지하면서 이젠 정말 모르겠다는 설이 늘어났다. 그리고 4차전에서 결국 키움은 LG를 꺽어 시리즈는 5번째 경기까지 가지 못하고 키움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런가하면 미국 MLB 메이저리그의 경우 오히려 본토보다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를 불러오며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화자 되었다. 바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소속된 LA 다저스 팀이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디비전은 우리나라의 준 플레이오프 같은 경기인데 LA 다저스는 오랫동안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기에 더욱 기대감은 컸다. 그리고 번갈아가며 상대팀인 워싱턴 팀과 승수를 쌓던 LA 다저스는 류현진을 챔피언 시리즈의 1선발로 내세우겠다고 공헌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 커쇼를 불펜 피칭으로까지 내세웠다.
하지만 그 리그 1위, LA 다저스의 가장 유명한 선수 커쇼 선수가 백투백 홈런을 맞고 역전을 뒤이어 허용하면서 LA 다저스의 가을야구는 그대로 끝나버렸다.
두 나라에서 10월, 첫 번째 주에 이뤄진 두 개의 서로 다른 시리즈,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압도적으로 경기는 벌어지지 않았다. 가을 야구에서 시즌 우승까지 노리는 모든 팀이 최선을 다했고, 그로 인해 경기는 어디에서나 엎치락뒤치락 하며 승자를 알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쪽 팀의 일방적인 경기보다 이런 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게 만드는 경기가 더 재미있지만 말이다. 어떤 시즌의 경기이든, 모든 팀이 만족할만한 경기는 스포츠에 존재하지 않는다.
패자가 있다면 승자도 있는 법, 물론 한국출신 메이저리거로서 세계 최고의 무대에 설 날이 기다려지기는 했으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야구를 사랑하고, 열광하는 모든 팬들과 1년 내내 열심히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좋은 승부가 다음 주에도 이어졌으면 한다.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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