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 퀴즈 온더 블록>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던 중, 도배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29살 여자분을 보게 되었다. ‘도배사를 젊은 여자가?’ 나조차도 그런 생각에 놀라게 되는 직업, 그만큼 도배사는 우리가 사는 공간을 만드는 중요한 사람 중 하나이면서도 쉽게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보아온 대부분의 도배사 분들께서는 40~60대 정도의 남자분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왜, 어엿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20대의 여자분이 도배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증에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내 나의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쉬운 생각이었는지 반성했다. 그분의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처럼, 세상에 이렇게 정직하게 땀 흘려, 그만큼 버는 직업이 어디에 있겠는가? 라는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떤 직업이든 귀천이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쉽사리 쉬운 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그다지 고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 중에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일들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을 나는 다시금 배울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과정’
내가 사는 집, 건물, 직장, 그 어떤 곳이든 도배가 되어 있다. 도배지를 바르는 도배도 있을 것이고, 페인트칠을 해서 마감을 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어떤 건물이든 일단 세워져 내부 공간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마감 작업이 필요하기에 우리 주변에서 도배는 아주 필요한 직업 중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도배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이런 직업, 일들이 있다.
내 손에 든 연필 한 자루, 매일 귀에 꽂는 무선 이어폰,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 인조잔디, 밥을 해먹는 냄비나 각종 전자제품, 가위 하나까지 누군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만들어 질 수 없는 귀중한 ‘과정’ 들이 아닐까? 그리고 이 채널은 그런 일상 속 소중한 ‘과정’들을 담아내고 있다.
‘인조잔디 구장’
요즘 내가 잘 보는 축구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나 운동장, 학교나 어느 곳에도 인조 잔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천연 잔디에 비해 손질과 관리가 쉽고, 어느 곳에든 편평한 곳이라면 잘라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흔한 인조잔디구장이지만 사실 한국전쟁 이후까지도 한참 동안, 학교나 체육 시설에 인조 잔디가 깔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당연히 흙으로 매꾼 구장이 대부분이었기에 비, 눈이 오거나 날씨가 조금만 궂어도 진흙탕이 되어 운동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조 잔디를 깐 곳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날씨와 무관하게 운동을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것을 보면 이 채널 안에 모든 물건이 그렇지만, 이런 구장을 만드는 인조잔디도, 그 잔디를 만들고, 칼 같이 절단해 까는 모든 기술자분들도 대단한 장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소한 과정들이 모여, 모두 우리의 삶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느 곳 하나, 어떤 직업 하나 쓸모 없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런 사소한 것에 대한 대단함을 실감하게 해주는 채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채널을 통해 이제껏 몰랐던 다양한 ‘과정’ 들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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