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저알콜 무알콜, 점점 다양해지는 주류 시장 트렌드

술 같지도 않은 술, 진화하는 주류 시장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5.26 21:33 | 최종 수정 2021.07.02 00:08 의견 0

소주의 쓴 맛이 인생의 맛이라는 것을 알 때, 진정한 어른이 된 것이라 했던가. 예전에는 그런 말들을 심심치 않게 처음 술을 배우는 이들에게 하곤 했다. 20도가 넘는 소주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시던 시절, 맥주는 여자들의 술이라는 선입견이 있던 시절, OB, CASS 말고는 수입맥주는 일반적으로는 잘 마시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21년 주류 시장은 그 모든 우리의 술에 대한 편견을 지우는 중인 듯 하다.


쓰다는 이유로 마시는 사람이 줄어들자 소주 업계는 도수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래도 소주의 알콜 냄새가 싫다는 여성 고객을 잡기 위해 자몽이며 청포도, 사과 같이 여성들이 좋아하는 향을 덧입히기도 했다. 그리고 점점 도수를 낮춰 같은 브랜드 술이라 할지라도 도수를 여러 개로 나눠 다양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타겟팅을 해야 할까? 아마 그런 질문을 주류 업계 종사자라면 어느 기업이든 해보았을 것이다.

소주 아니면 맥주, 젊은 층은 당연히 도수가 낮은 소주 아니면 멋져 보인다는 이유로 수입 맥주를 아무리 비싸도 마시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반일 바람이 거세지면서 일본 맥주부터 우리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산 주류에 대한 세율이 변하면서 국산 맥주 역시 다양화되고, 디자인과 마케팅에 신경을 쓰게 되며 젊은 층의 맥주 트렌드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입 맥주보다는 국산 맥주, 지역 색을 살린 맥주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2021년 최근에는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알콜이나 저알콜 주류 시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일본 여행을 갔을 20대 시절에 일본에 발포주 라고 불리는, 맥주처럼 보이지만 알콜은 없는, 과일 향과 맛이 나서 마치 사이다, 콜라처럼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런 게 우리나라에도 있다면 친구들 사이에서 술 못 먹는 사람일지라도 함께 술 마시는 기분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이런 술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비로소 그런 트렌드가 도래한 것이다.

물론, 이런 트렌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IWSR 시장조사업체는 세계 주류 트렌드가 변화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선택할 때, 주류라 할지라도 건강과 웰빙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는 그런 트렌드 속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주류 소비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주류 브랜드의 오너들은 점점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범주를 넓히는 것만이 답이었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그리하여 요즘의 트렌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심지어 소주나 맥주에서 저알콜, 무알콜 제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와인이나 샴페인 같은 술 종류에서도 점점 저칼로리, 무알콜, 저알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이 트렌드가 얼마나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소비하게 할 수 있다면 ? 더 이상 건강, 웰빙 바람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하게 마시고, 건강하게 즐기는 삶, 이런 트렌드는 반길 만하다. 어떤 것이든 다양하게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해질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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