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할 한 아이의 이름, 그리고 우리주변의 어린 아이들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1.15 17:51 | 최종 수정 2021.01.15 17:52 의견 0


몇 주째, 인터넷 실검 순위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아이의 이름이 있었다.

‘정인이’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고발되었고, 그로 인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되어 국민 청원과 함께 이제는 가장 주목받는 사건이 된 그 일이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일의 첫 재판이 바로 얼마 전, 법원에서 열렸다.

전 날 내린 폭설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 여의치 않았고, 추운 겨울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법원 앞에 나와 이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내려줄 것임을 표현했다. 그 모습을 보며 도망치듯 법원을 빠져나가고, 자신들이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변명을 하기 급급하며, 경찰에게 신변보호를 했다는 가해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실, 글로 쓰는 것도, 글을 읽는 것도, 사진을 보는 것조차 가슴이 아프고, 상상해보는 것조차 무서워 차마 하지 못하는 그런 일들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더러 있는데, 이번 일이 그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한 아이의 이름, 사진을 보는 것조차 가슴이 아프고, 이유 없이 미안하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던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기에 이번 일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부디, 간절하게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램처럼, 더 이상 학대 당하고 어딘가에서 도움조차 청하지 못한 체 고통으로 울고 있을 아이들이 어서 빨리 보호받는 곳으로 가게 될 수 있음을 이번 사건을 통해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곤 한다.

겨우 16개월, 16개월짜리 아이는 꽤 큰 것처럼 느낄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직은 엄마, 아빠가 세상의 전부이고, 그 사람들의 사랑으로 웃고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기 시작할 나이이다.

보통의 아이라면 이제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할 줄 알게 되어 주변의 예쁨을 받을 것이며, 밥을 먹은 것만으로도 어른들의 칭찬을 받을만한 나이이다. 하지만 어찌 아이를 키우는 일에 그렇게 즐거운 일만 있겠는가. 아이가 태어나 1년을 조금 넘게 자라다보면 웃는 날보다는 우는 날이 많고, 떼를 쓰거나, 자기주장을 하거나, 밥을 먹지 않고 투정을 부리는 날도 있는 법이다.

밤에 불편해 몇 번씩 새벽에도 잠을 깨어 울기도 하고, 한밤중에 고열이 오르거나 아픈 일도 더러 생긴다.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은 아이가 커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며, 우리 역시 예외 없이 그런 과정을 거치며 지금처럼 성장해왔다. 그리고 우리의 성장에는 늘 엄마, 아빠라는 큰 울타리, 보호막,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주는 존재가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한 사람의 어른으로 살아올 수 있게 된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우리 모두 했고,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린 아이와 보호받아야 하는 노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는 누구나 가지는 감정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런 아주 기본적인 감정마저 지니지 않은 사람인건가? 라는 의심을 들게 할 정도의 사건이었다.

그리고 한 번쯤, 되돌아보게 된다. 남의 집 가정 일, 내 자식 내가 마음대로 가르치는데 누가 뭐라고 하냐는 식의 인식이 아직은 팽배한 우리 사회에 대해 말이다.

물론 자녀를 양육하며 훈육하는 일에 부모님의 의견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해외의 경우처럼, 그 부모와 양육자가 정당한 자격과 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이번 일로 잠든 어린 천사를 기억하고, 또 일이 정당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그런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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