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있는 드라마는 따로 없다. 스토브리그 장르드라마의 선입견을 뛰어넘다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2.18 02:20 | 최종 수정 2020.02.24 21:42 의견 0
 


‘경제 불황’ 하지만 그 단어도 너무 오래 듣다보니, 불황이라는 말이 마치 너무 당연한 사실처럼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를 대변해주는 듯 하다. 그리고 그 불황은 오래된 만큼 단지 주식이 어떻고, 기업경영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생활의 모든 곳을 잠식하듯 침체되게 만드는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 

불황이 오래될수록 가장 먼저 투자가 줄어들고, 도전이 없어지며, 현상유지에 급급해지는 것이 문화이다. 특히 공중파 드라마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하락세를 보이며, 더 이상 그 어떤 대중의 선호도 받지 못하는 장르로 전락하고 있었다. 자극적이고 새로운 소재가 넘쳐나는 종편 드라마와 방송국의 기세 속에서 S사, M사, K사 3사 드라마가 전부인 것 마냥 돌려보며 경쟁하며 지냈던 90년대는 말 그대로 ‘옛 이야기’ 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문화는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며, 그 엔터테인먼트는 기업을 비롯한 투자가들의 마케팅 비용을 주요 수입원으로 한다. 대중이 선호하지 않고, 뒤처지는 문화라고 생각하는 3사의 드라마, 톱스타가 등장하지 않으며, 일부 매니아들에게나 먹힐 것 같은 ‘야구’ 같은 스포츠 장르, 하지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스토브리그’는 그 모든 드라마 흥행에 대한 편견을 작가의 필력과 작품의 완성도로 이겨낸, 간만에 볼만한 드라마였다.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힘들다.’ 특히 규칙이 많고, 매니아적인 특성이 강한 야구 드라마가 국내에서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예견했을까? 이런 불확실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면 하다못해 시선을 끌만한 톱 배우라도 출연했어야 했는데...

드라마가 성공을 거둔 지금은 명품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라고 칭송받지만 드라마가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이 드라마의 캐스팅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더 많았다. ‘만년 꼴찌 야구팀 ’드림즈‘의 신임 단장으로 한 남자가 부임해 오면서 우승을 목표로 구단을 바꿔가는 이야기’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것 같은 전형적인 클리셰. 하지만 5% 대의 낮은 시청률로 1화를 반영하던 S사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결국 22.1%라는 꽤 높은 시청률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드라마의 인기는 드라마 방영시간대에 반영하는 광고의 단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스토브리그의 중간광고 단가는 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높아졌고, 방송사는 좀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드라마를 기존의 ‘30분씩 2부 체제‘ 로 운영하던 것에서 ’20분씩 3부 체제‘ 로 좀 더 나눴다. 

‘결국은 필력’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작품을 직필한 이신화 작가는 이 작품이 첫 데뷔작이었다. 꼼꼼한 취재, 철저한 현실 고증, 야구팬들도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야구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야구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공부를 하고 대본을 작업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필력이 결국 공중파 드라마, 스포츠 드라마, 비 선호 장르, 톱스타 출연하지 않음 등의 이 드라마가 가진 핸디캡을 모두 극복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야구는 사람의 인생과 같다.’ 흔히 야구팬들이 그런 말을 한다. 9회말 2아웃이 되어도 게임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므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의 경기를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이다. 꼼꼼한 자료조사, 내가 믿고 최선을 다한 대본이 재밌을 것이며, 사람들이 사랑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쓰고, 만들고, 연기했던 모든 이들의 성공담. 어쩌면 지금의 대한민국 문화계를 휩쓰는 불황을 이겨내게 만드는 것은 그 모든 꿈꾸는 자들의 무모한 도전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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